[취재노트]정치 기득권 속 안철수 효과

2013. 4. 19. 00:05오피니언

[취재노트]정치 기득권 속 안철수 효과

 

어떤 이유에서든 안철수 전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제18대 대선 후보등록 전까지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자리 매김한 가운데 우리는 과연 안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보다 세력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후보등록을 포기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대 대선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던 제3후보들은 11월 중순께 지지율 하락을 맞이하곤 했다. 정치공학적으로 따져보자면 안 전 후보의 사퇴는 지지율 고민과 룰 협상 과정의 유·불리 분석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안 전 후보는 기존 세력의 붕괴 이전에 전격 사퇴라는 민감한 카드를 꺼내 정치·사회적 입지를 유지시켰다.

 

안 전 후보는 사퇴를 통해 '대승적인 결단'을 할 수 있는 사람, '아름다운 양보'를 믿는 사람 등 이미지 관리에도 성공했다. 안 전 후보의 퇴장으로 기존 지지 세력이 분산된 상황이라는 점은 모든 후보에게 새로운 고민을 가져왔다. 문재인 후보에게 안 전 후보는 '꼭 함께 가야 할 사람'으로 고정됐다. 하지만, 안 전 후보 지지층의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상승하면서 그 표심이 그대로 문 후보 지지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안 전 후보가 강조한 '새 정치'에 대해서는 여야를 넘은 기존 정치권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타난다. 시대정신을 강조하며 기존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은 일종의 정치실험에 가까웠다. 이는 대중으로 하여금 신선함을 넘어 필요성을 직시하게 하는 파생효과도 동반했다. 안 전 후보가 추구한 정치개혁 속의 한계나 문제점 등을 지적하기 이전에 국회의원 특권과 중앙당 공천제에 대한 고민 등은 눈여겨 볼만하다.

 

27일 본격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대선에 나선 후보들이 20여 일간 선거운동을 하며 '표심 잡기를 위한 잠깐의 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마음에 담아야 할 때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논란이 지루한 밀고 당기기에서 나타난 아마추어적 정치 실패가 아닌, 현실 정치 속 기득권에 대한 백신이라고 생각할 시점이다.

 

(기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98209)

 

/조문식 기자

 

(2012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