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대통령님 조금 아껴도 됩니다"

2013. 4. 18. 20:09오피니언

[취재노트] "대통령님 조금 아껴도 됩니다"

 

2011년도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은 겉으로나마 평온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끼고 싶다. 서민의 의미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 정도 살면 서민이지 뭐' 하는 착한 국민이다.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뭘 해서 돈을 버는지, 얼마나 가져가는지를 생각할 만큼의 여유를 갖는 것은 사치다. 그저 오늘도 일하고 한 달이 지나면 월급을 받아 행복하다는 대다수의 착한 국민이다.

 

세금을 내라면 내고, 군대에 가라면 간다. 실수가 있어 자리를 잃어도 힘 있는 자리는 돌고 돈다. 회전문 인사다. '비빌 언덕이 있는 소들'은 일어선다. 그저 힘없고 배경이 없으면 '인생 꼬였다'고 자책하며 한숨지을 뿐이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사건이나 사고, 정치권의 논쟁과 다툼을 접할 때마다 그저 '저런 일도 있구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자의 입맛과 취재원의 요구에 맞춰진 왜곡 보도의 현장을 비판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양비론은 정답이 아니다. 4대 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왕 시작했으면 시시비비를 가릴 때다. 4대 강 본류에 이어 '이제는 지류를 건들자'다. 마치 도박판처럼 '20조 원에 20조 원 더'처럼 들린다. 말이 좋아 20조 원이지, 한 척 건조에 약 1조 원이 필요한 이지스 구축함 20여 척을 만들 수 있는 규모고, 동남권 신공항 건립 예산인 10조 원의 두 배가 넘을 수도 있는 세금이 쓰이는 것이다. 언론들이 연일 색깔 맞춤에 집중하고, 댓글로 지적하는 내용도 상호 간 공방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마치 그것이 대중의 생각이고, 여론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4대 강 공사가 진행 중인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에 참가한 이명박 대통령은 "4대 강이 완성된 모습을 보게 되면은 모두가 수긍할 줄 안다"고 자신했다. 언론들은 대통령의 멘트에 집중하며 기사를 날렸고 대중들은 지켜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고, 신공항 백지화 이후에는 극명하게 느꼈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펜촉이다. 용비어천가를 날리는 언론의 말을 즐기기보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기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45850)

 

/조문식 기자

 

(2011년 4월 20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