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시대정신과 선거

2013. 4. 18. 23:43오피니언

[취재노트]시대정신과 선거

 

일본 군관을 지냈던 다카키 마사오는 한편으론 대단한 사람이었다. 공산주의가 뭔지,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기회를 잡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다. 그가 정권을 잡은 당시는 물론 사라진 지금까지도 대중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세뇌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섬뜩할 정도다. 친일 군인에서 광복군으로, 공산주의자에서 반공주의자로 넘어가는 다카키 마사오, 즉 박정희의 삶은 드라마틱하다.

 

1961년 정권을 장악할 당시 미국은 공산주의 전력이 있는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역으로 반공을 내세우는 꼴이 됐다. 같은 해 11월 그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으로 미국과 정상회담을 한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한 미국의 지원 역시 반공 다짐의 결과였다. 그는 특히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5·16 이후 가장 먼저 친선 사절을 보낸 곳과 대통령이 된 후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 최초로 대외정책을 밝힌 기자회견 당사국도 바로 일본이었다.

 

개헌안 날치기 통과로 정권을 유지한 박정희는 이후 유신헌법, 계엄령 선포, 긴급조치, 민청학련, 인민혁명당 사건 등 함부로 입에 담을 수도 없었던 용어들을 쏟아내며 세기의 독재자로 자리 매김했다. 아울러 베트남전에 한국군을 파병하겠다고 '나서서' 제안한 것 역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나아가 독일과의 상업차관 계약도 중요했다. 대한민국 광부와 간호사를 서독에 파견하기로 한 것은 실상 이들의 노동력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외국인 노동자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이후 우리는 전두환과 노태우,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막바지를 걷고 있다. 그 사이 적어도 박정희 정권보다는 조금이나마 민주적으로 변했던 적도 있었다고 믿고 싶다.

 

예부터 △어지러운 국내 정치 외면 △외세에 의지 △비어가는 나라 창고 △국외로 빠져나가는 재화 △관료들의 사욕 △백성의 가난 등은 국가를 무너뜨린다고 했다. 그래서 오는 4월 11일 총선은 물론 연말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중요한 것이고, 대중 의식 변화와 세뇌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한 것이다.

 

(기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71040)

 

/조문식 기자

 

(2012년 2월 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