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위키리크스 위력, 한국엔 어떨까

2013. 4. 18. 20:27오피니언

[취재노트] 위키리크스 위력, 한국엔 어떨까

 

지난해 11월 28일, 전 세계는 위키리크스라는 폭로 전문 웹사이트를 통해 25만여 건의 미 국무부 비밀 외교 전문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당시 유출된 자료는 지난 1966년부터 최근까지 세계 곳곳 미국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국무부에 보고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위키리크스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폭로 한 달여 뒤 튀니지를 23년간 철권통치해온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에 대한 시민혁명을 촉발해 중동 민주화의 봄을 이끌었다. 이는 또 이집트로 옮겨가 무바라크의 30년 독재를 끝내는 데 큰 힘이 됐다. 아프가니스탄전 관련 문건 7만 6000여 건과 이라크전 관련 문건 39만여 건을 공개해 명분 없는 전쟁의 실체를 폭로하는 역할도 했다. 이처럼 위키리크스가 무너뜨린 것은 단순히 미국의 도덕성만이 아니다. 권력층 비리와 사건 이면에 숨겨진 비밀들에 대한 적나라한 공개였다.

 

위키리크스 이전에도 내부 고발은 있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인공인 마크 펠트 FBI 국장이 그랬고, 지난 1970년대 초반 베트남전 극비 문서를 복사해 신문사에 돌렸던 대니얼 엘즈버그도 있었지만, 위키리크스처럼 대량 유출은 사실상 없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자체 웹사이트 외에도 가디언(영국)·뉴욕타임스(미국)·르 몽드(프랑스)·슈피겔(독일)·엘파이스(스페인) 등 세계 유력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해 공동으로 폭로 작업을 진행했다.

 

위키리크스의 위력이 한국에도 '제대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위키리크스가 새롭게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25만여 건 가운데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한국사회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에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관련된 이명박 대통령 관련 비화 △미국 정부의 북폭 계획과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방북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화 등이 들어 있다고 한다. '벽에도 귀가 있다'고 했지 않던가.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비밀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현실에 등장했을 때의 당혹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처신에 유념해야 할 때다.

 

(기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8096)

 

/조문식 기자

 

(2011년 9월 7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