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5·18을 8·15 반만큼이라도 챙기자

2013. 4. 18. 19:51오피니언

[취재노트]5·18을 8·15 반만큼이라도 챙기자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복원된 광화문이 일반에 공개됐다. 세종문화회관 쪽 거리는 차량진입이 금지됐고, 조금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모습은 활기찼다.

 

광복 65주년을 맞아 정부는 국민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홍보했고,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계획들을 수립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이번 8·15행사는 국민의 마음속에 주권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아픈 역사의 상처를 조금씩 보듬어가는 중요한 과정이었고,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광복이 대한민국의 극적인 역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역사에는 그 외에도 중요한 사건이 있다. 바로 5·18민주화 운동이다. 이 역시 역사 속의 아픈 기억임에도 둘을 대하는 정부의 모습은 판이하다. 올해는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은 해이지만, 당시 대통령은 일정을 핑계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월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에 금지조치가 내려져 반발이 일기도 하는 등 갈등이 많았다.

 

기자도 학창 시절 일제 식민지에 대한 인식은 무수히 교육받았지만, 5·18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말>지에 나온 10년도 훨씬 지난 빛바랜 컬러 사진들 속의 처참한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외세 침략에 적절히 대항하지 못한 것도 문제고,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군홧발로 짓밟은 것도 문제다. 차이라면 외부와 내부라는 것. 역사에 나타난 외세의 침략을 바탕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는 교육에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부 아픈 역사에 대해서도 정확히 고증해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역사가 E. H. 카(Carr)는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과거를 선별적으로 치하하고 기억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다. 과거의 잘못이라도 반성하고, 현재의 삶과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초석으로 삼는 자세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4668)

 

/조문식 기자

 

(2010년 8월 1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