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식과 함께하는 논술3

2010. 8. 20. 00:51조문식과 함께하는 논술


 

조 문 식


3. 단락 가르기와 짧은 문장 사용에 익숙해지자.

논술은 논리적인 글이다. 다시 말해 글의 체계가 소설이나 수필 등 다른 장르의 글보다 비교적 명확하다. 이를 어렵게 말하면 '글 전체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시간이 많은 논술시험 시작 시기에 서론을 장황하게 쓰다 시간안배에 실패할 경우 본론이 통으로 들어가고, 결론이 흐지부지해지는 '용두사미형' 논술문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개요를 정했으면, 결론의 분량을 생각해 서론을 쓴다. 서론을 작성한 다음에는 주장할 논점을 1, 2, 3 등으로 나눠 하나의 문단에 하나의 주장을 제기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락을 가르면서 전체 글에서 단락과 단락 사이에 내용상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단락 가르기는 채점자가 글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기본이므로, 그 자체가 전체 글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말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각 문단은 주제문과 논거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중요하겠다. 일단 주장을 제기하면 그에 따르는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하자'고 주장만 하고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다면 비논리적이지 않은가! 특히나 논술은 내용 전체가 짜임새를 갖춰 완결성을 갖춰야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각 문단 자체도 하나의 주장으로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 문장은 쉽고 간결하게 쓰자. 가끔 논술을 쓰라고 하면 어려운 단어를 조합해 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내용을 잘 알고 논리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면 환영하지만, 가능하면 어려운 말 대신 쉽고 간결하게 글쓰기를 바란다. 논술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이므로 어렵게 쓰는 것보다는 누구나 알기 쉽게 쓰는 것이 좋다. 쉽게 써도 되는 것을 괜히 어렵게 쓴다면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만 더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 무분별하게 다른 사람의 말이나 속담, 격언을 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유명한 사람의 말 등은 글의 포인트 정도로 남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이를 남용하면 전체 글의 내용이 혼란스러워지고, 창의성이 없는 도식적인 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길이가 긴 문장보다 짧은 문장이 그 내용을 파악하기 쉽다는 말이다. 대입논술 채점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교수와 조교 등이 대부분이다. 이들도 사람인데 주어진 논점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답안들을 하루 종일 들여다보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러다 눈에 띄는 글을 발견하니 그 글이 바로 짧고 간결하게 써 읽기 편하고, 어려운 말이 적지만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쓰고 싶은 사람은 써도 좋다. 글이란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내가 적는 내용이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다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