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식이 만난 사람] 배수연 기상캐스터

2011. 8. 29. 11:31조문식이 만난 사람

"오늘 날씨요? 아주 맑음이죠."

"가을이 오나 봐요. 음…(저녁) 노을이 아주 그냥, 좋네요. 마음을 차분하게…여기가 서울인 걸 잊게 만드는 날씨군요.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야외에서 기분 좋게 커피 한잔하며 인터뷰를 진행해서 좋아요."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웨더뉴스'에서 일하는 배수연 기상캐스터를 만났다. 그의 솔직 담백한 인생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배수연 이야기 = "경남에 살았기 때문에 날씨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경남에서는 태풍이 강한데, 서울에 살았던 친구들은 태풍 피해를 자주 겪어보지 못했죠. 경남에서는 직접 강타하는 경우가 많죠. 저희는 당연하다(고 느끼)는 듯이 날씨를 방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대학 졸업과 거의 맞물리는 시점에 일본으로 간 그는 사실상 일어를 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본에 가서 일본어 방송을 한다는 얘기를 못 들었기 때문에…어차피 한국 날씨 방송을 하는 것이었어요. '방송을 하면서 지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른 일본의 문화 때문에 그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어) 기초 책 들고 간 것을 혼자 공부하면서 한두 마디씩 할 수 있었어요. 또, 웨더뉴스라는 회사가 글로벌 뉴스여서 각국에서 온 분들이 많아요. 전공이 중국어다 보니 일본어보다는 중국 직원들과 중국어로 많이 얘기했어요. 당시 일본에서는 저희가 1기여서, 그래서 굉장히 우리를 많이 챙겨주셨고 지금까지도 좋게 기억을 하고 있어요. MBC(에서) 일하면서도 휴가 때는 회사를 항상 찾아갔어요. 가서 방송도 가끔 출연하고요."

◇"캐스터에게 중요한 것은 전달력" = "날씨를 보셔야지 캐스터를 보는 자세가 좋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캐스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외모나 외적 부분은 어느 정도 기본은 갖춰야겠지만, 치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전달력이 좋아야 하죠." 웨더뉴스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주5일 방송을 하는 그는 '전달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제가 메인으로 일하는 곳이 웨더뉴스에요. 이 회사는 일본에서는 제법 유명한 민간 기상회사죠. 거기서는 다양한 파트가 있어요. 날씨 방송 파트도 있고, 항공·선박 등의 다양한 파트가 있어요. 그중에 제가 속해 있는 곳은 날씨 방송하는 곳이고, 지금 일본에서는 케이블을 통해서 24시간 날씨 방송을 하고 있어요. 지금 저희가 지난 6월에 다시 한국에서 방송을 시작하면서…지금까지는 일본에서 제작을 해서 한국과 공유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한국에서 바로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그가 활동하는 무대에서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매우 중요했다. "이 방송이, 지금까지 있던 날씨방송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의 새로운, 정말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죠. 방송을 보시는 분이 궁금한 게 있어서 질문을 하면 토크 식으로 얘기도 하고요." SNS를 통한 참여형 방송이라는 의미다.


◇기상캐스터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 "저도 제가 기상캐스터가 될 줄 몰랐어요. 정말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경험들, 찾아오는 기회들…나중에 생각해 보면 '아, 내가 오늘 이렇게 되려고 이런 과거들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놓치지 말고 많이 경험해 보고 도전해 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는 방송을 시작하고 만 6년이 지나면서 다양한 분야들도 많이 경험했다. "연예 리포트도 해 봤고 날씨도 했고, 메디TV 일도 하고 있어요. 라디오는 MBC '2시 만세'에도 출연하고 있고요. 어릴 때 성격을 생각하면 다양한 방송활동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 부분이죠. 그런데 뭔가 정말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나를 볼 수도 있고…." 특히, 시간에 대한 긴장감이 있음을 설명했다. "생방송 있는 날은 펑크 내면 큰일이죠"라며 지금까지 방송을 펑크 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일에 대해서는 '똑 부러지는' 모습도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누구나 그런가요? 하늘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렇기도 하고…별 혹은 달, 그런 것 관측하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교 시절로 기억해요. 아버지께서 천체망원경을 선물로 사 주셨어요. 유성이 떨어진다고 하면 온 가족이 거실에 불을 모두 끄고 이불을 덮고 누워서 하늘을 봤던 기억이 나요"라며 먼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기 시작한 저녁노을을 바라봤다. /글·사진 조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