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자가 될 것인가

2017. 6. 15. 16:00한 장의 사진

신입기자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의 의미+정치부 관련 취재 방법 등을 교육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에 교육에 앞서 방향을 정리하면서 한 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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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기자 교육을 앞두고 적어보는 기자 또는 언론인에 대한 단상 모음

 

 

조문식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식이 다시 좋지 않게 변했다. 평판의 추락이다. 선배들이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 대우를 받았다면 신입 기자들은 기레기라는 오명과 함께 이 판을 출발하는 셈이다.

 

@언론인에 대한 막연한 이상을 꿈꾼 이들은 언론에 대한 사회의 지탄을 자신에 대한 혐오로 돌리는 부정적 연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시대라도 언론은 사회적 공기이고, 언론인은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1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이는 사상이나 양심, 지식 등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사상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자는 항상 선택지 위에서 고민하는 단독자로서 각 매체의 힘을 판별하는 중요한 인력이다. 기자를 평가하는 아주 기본적인 기준으로는 취재와 기사를 꼽을 수 있다. 취재는 하는데 글이 안 되는 기자와 글은 제법 되는데 취재가 안 되는 기자가 대표적이다.

 

@취재도 잘하고 글도 잘 쓰면 민완기자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자질이 부족한 기자로 분류된다. 아울러 진정한 기자라면 현상의 이면을 알리고 부조리를 고발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저널리스트(journalist)를 지향할 것이라 본다. 인성은 기본이다.

 

@기자가 된 후에는 보도와 논평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 기자는 보도기사를 취재하고 논평은 논설위원 등이 맡는 식이다. 이는 각 취재에서 팩트(fact)를 중시하는 형식으로 사실적 내용에 기초하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작성해야 한다.

 

@기자 시험을 소위 언론고시라 부르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는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좀 더 긴밀히 말해 만일 다른 고시 등과 같이 국가 등이 개입해 언론인을 채용할 경우 제대로 된 비판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부 기자는 바쁘다는 핑계를 내밀며 스스로에 대한 수련과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학습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한해 두해 연차가 쌓이면 악순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훌륭한 기자가 되려면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배우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많이 하자.

 

@최근 기자들은 방송이나 SNS 활용 등의 자질도 주문받고 있다. 이는 다양한 루트로 독자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한 변화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금을 살아가는 기자들은 저널리스트라는 목표에 더해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 대한 고민도 이어갈 필요가 있다.

 

@기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취재를 위한 육체적 건강과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 건강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기사를 내놓기 위해 취재부터 작성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인내력과 동료와 협동할 줄 아는 자세도 중요하다.

 

@기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의 맥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기사가 되겠다 싶은 부분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고 술자리 등에 있더라도 취재에 도움이 될 내용 등은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당부하자면 통찰력을 갖고 자신이 공인임을 인지하면서 진실 추구에 힘쓰기를 바란다. 아울러 알권리와 보도의 자유 등에 대해 이해하고, 세상을 배우며 조금이나마 밝게 만들겠다는 자세로 취재에 임한다면 좋은 언론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