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위의 별들

조문식 2011. 11. 28. 20:00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위의 별들



조문식



세월은 흘렀지만
언제나처럼 초겨울 밤하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름다운 달무리를 보여줄
고향집 앞마당과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위의 별들

어린 시절 보았던
고향의 별들은
눈이 아닌 가슴속에 빛나고 있다

다가오는 새해 설
고향의 하늘은
아름다운 달무리를 보여줄까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어린 시절 보았던 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오랜만에 꽉 찬 달을 바라보며
속이 좁아 떠나보낸
지나간 시간에게 사과할 수 있을까

찬바람이 귓불을 스치듯
겨울은 지나간 기억을
차가운 얼음 속 환영처럼 채우나보다

한겨울의 추위 속에서
밤하늘은 너무나 평온하고
달빛에 가린 모습이 새겨진다

조용히 날아온 새 한 마리가
조용히 바라보는 지평선과 함께
조용히 앉아 나를 지켜본다



(2011년 11월 28일 국회에서)